M6 대회 —
예측왕은 투자왕이 아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대로 1년간 벌어진 세계 최대의 전향 투자 실험. 예측 점수와 투자 점수의 상관은 사실상 0이었고, 두 벤치마크를 모두 이긴 참가자는 6.7%뿐이었다. 확률 예측의 채점법 RPS를 손으로 계산해 보고, 상위팀의 공통 규율과 그 이론적 배경(효율적 시장, 그로스만-스티글리츠 역설)까지 따라간다.
예측 순위표와 투자 순위표는 서로 다른 명단이었다
1년간의 실전 실험이 남긴 결론부터 말한다 — 잘 맞히는 것과 잘 버는 것은 거의 별개의 기술이다.
상관계수 0.04 — 사실상 무관
2023년, 12개월짜리 국제 대회가 끝나고 조직위원회는 두 장의 순위표를 나란히 놓았다. 한 장은 "누가 시장을 잘 맞혔는가"(예측 점수), 다른 한 장은 "누가 돈을 잘 벌었는가"(투자 점수). 상식대로라면 두 표의 위쪽에는 같은 이름들이 보여야 했다. 그런데 두 순위의 상관계수는 약 0.04 — 사실상 무관했다.
이 대회의 이름은 M6. 미국 주식 50개와 ETF 50개를 두고, 전 세계 참가팀이 1년 동안 매달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상대로 예측과 투자를 제출하고 채점받았다. 과거 데이터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종류의 실험이다. 과거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시험지이고, 전향 평가 모듈에서 봤듯 미래만이 커닝이 불가능한 시험지이기 때문이다.
이 모듈은 그 실험이 남긴 숫자들을 읽는다. 예측왕이 왜 투자왕이 아니었는지, 6.7%라는 성적표가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상위팀들이 공통으로 지킨 "화려하지 않은 규율"이 무엇이었는지.
왜 논문 수천 편보다 대회 하나가 더 무거운 증거가 되는가. 논문의 백테스트에서는 연구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미래 정보가 슬며시 새어 들어가고(누수), 수십 개의 아이디어 중 우연히 잘 맞은 것만 세상에 보고된다(선택 편향). 반면 공개적으로 미리 제출하고 시간이 지난 뒤 채점받는 방식은 이 두 오염 경로를 원천 차단한다. 제출 시점에 미래는 누구에게도 없었고, 못 맞힌 참가자의 성적도 순위표에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이 강의 플랫폼이 백테스트 위에 전향 평가를 얹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생각해 볼 질문
일기예보를 잘 보는 사람이 우산 장사로 반드시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어떤 단계들이 더 있는지, 이 모듈이 끝나면 세 개 이상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출처 Makridakis et al., "The M6 forecasting competition: Bridging the gap between forecasting and investment decisions", arXiv:2310.13357.
세계 최대의 전향 투자 실험
미래를 상대로 공개 제출하고 나중에 채점받는 것만이 누수와 선택 편향을 원천 차단한다. M6는 그 원칙을 금융시장에 적용했다.
통계학계의 통념을 여러 번 뒤집은 대회
예측 연구에는 40년 넘게 이어진 유명한 대회 시리즈가 있다. 마크리다키스(Makridakis) 교수가 이끈 M 대회다. 1982년 첫 대회(M1) 이래 "미리 제출하고 나중에 채점"이라는 전향(prospective) 원칙을 지켜 왔다.
초기 대회들에서는 "복잡한 모델이 단순한 모델을 이기지 못한다"는 결과가 반복되어 통계학계에 큰 논쟁을 불렀다. 여섯 번째 대회인 M6(2022~2023)는 이 전통을 가장 어려운 무대, 금융시장으로 가져왔다. 미국 주식 50개 + ETF 50개, 총 100개 자산을 두고 참가팀들이 12개월 동안 매달 예측과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개인의 감이 아니라 집단 규모의 실증 데이터가 쌓인 것이다.
"백테스트에서 잘 맞았다"는 주장과 "미래를 상대로 잘 맞혔다"는 기록의 무게 차이를 다시 강조해 둔다. 전자는 답안지를 옆에 둔 시험이고, 후자는 답안지가 아직 인쇄되지도 않은 시험이다. M 대회 시리즈가 학계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는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이 시험 방식의 순수성에 있다. 대회가 끝나기 전에는 주최자조차 정답을 모른다.
출처 Makridakis et al., "The accuracy of extrapolation (time series) methods: Results of a forecasting competition", Journal of Forecasting 1(2), 1982 · M6 결과: arXiv:2310.13357.
예측은 RPS로, 투자는 IR로 — 종합은 순위의 평균
대회는 두 종목으로 나뉜다. 예측 트랙은 각 자산의 4주 뒤 수익률이 100개 중 어느 5분위에 들지 확률로 제출하고 RPS로 채점한다. 투자 트랙은 포트폴리오 비중을 제출하고 IR로 채점한다. 종합 순위는 두 트랙 순위의 평균이다.
"5분위"의 의미를 정확히 해 두자. 4주 뒤 100개 자산의 수익률을 실제로 관측한 다음,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 20개씩 다섯 묶음으로 나눈다. 1분위는 최하위 20개(급락 쪽), 5분위는 최상위 20개(급등 쪽)다. 참가자는 "이 자산이 몇 % 오른다"가 아니라 "1분위일 확률 10%, 2분위일 확률 20%, …"처럼 다섯 칸에 확률을 나눠 담아 제출한다.
왜 굳이 확률로 받을까. 미래는 불확실하므로, 자신이 얼마나 확신하는지까지 정직하게 표현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확신 없는 참가자는 확률을 넓게 펴고, 확신 있는 참가자는 한 칸에 몰아넣는다. 채점법이 이 정직성을 보상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그것이 다음 절의 RPS다.
투자 트랙의 채점 지표 IR(Information Ratio, 정보비율)은 기간 수익의 합을 수익률의 변동성(표준편차)으로 나눈 값이다. "감수한 출렁임 한 단위당 얼마나 벌었나"를 재므로, 같은 수익이라도 조마조마하게 번 쪽이 낮은 점수를 받는다. 팩터 랭킹 모듈에서 본 샤프지수와 같은 계열의 위험조정 성과 지표다. 분자(수익)와 분모(변동성)가 나뉘어 있다는 사실이 §3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 점수를 올리는 길이 두 갈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출처 대회 규칙·채점 방식: Makridakis et al., arXiv:2310.13357.
RPS — 가깝게 틀리기를 우대하는 채점
단순 맞음/틀림 채점은 "아깝게 틀림"과 "정반대로 틀림"을 구분하지 못한다. 누적해서 비교하면 구분된다.
누적 확률의 차이를 제곱해서 평균한다
RPS(Ranked Probability Score)는 확률을 낮은 분위부터 누적한 것과, 정답의 누적(정답 분위부터 1이 되는 계단)의 차이 제곱을 평균한 값이다. 낮을수록 좋다. 정답에서 먼 분위에 확률을 실을수록 벌점이 커진다.
예측 확률을 \(p_1,\dots,p_5\), 정답 분위의 원-핫 표시를 \(o_1,\dots,o_5\)라 하면
\[ \mathrm{RPS} \;=\; \frac{1}{5}\sum_{k=1}^{5}\Bigl(\sum_{i\le k} p_i \;-\; \sum_{i\le k} o_i\Bigr)^{2} \]
"누적해서 비교한다"가 핵심 아이디어다. 분위에는 순서가 있다. 정답이 5분위(급등)인데 4분위(상승)에 확률을 실었다면 "아깝게 틀린" 것이고, 1분위(급락)에 실었다면 "완전히 반대로 틀린" 것이다. 단순히 맞음/틀림만 채점하면 이 둘이 같은 벌점을 받지만, 누적 확률끼리 비교하면 정답에서 먼 칸에 담긴 확률일수록 여러 누적 단계에 반복해서 차이를 만들어 벌점이 커진다. 방향과 정도가 모두 중요한 금융 예측에 잘 어울리는 채점법이다.
RPS는 금융 대회가 발명한 것이 아니라 기상 예보 분야에서 왔다. "내일 강수 없음/약간/폭우" 같은 순서 있는 범주의 확률 예보를 채점하기 위해 1969년 엡스타인(Epstein)이 제안했다. 순서 없는 분류(개/고양이/새)라면 정답 칸의 확률만 보면 되지만, 순서가 있는 범주에서는 "얼마나 가깝게 틀렸는가"가 정보이기 때문에 누적 비교가 필요하다. 반세기 뒤 금융 예측 대회가 같은 도구를 가져다 쓴 것은, 수익률 분위 예측이 본질적으로 기상 예보와 같은 구조의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출처 Epstein, "A Scoring System for Probability Forecasts of Ranked Categories", Journal of Applied Meteorology 8(6), 1969.
기준선 0.16, 그리고 확신의 비대칭
아무 정보 없이 균등하게 (0.2, 0.2, 0.2, 0.2, 0.2)를 냈고 정답이 1분위라 하자. 누적예측 (0.2, 0.4, 0.6, 0.8, 1.0)과 누적정답 (1, 1, 1, 1, 1)의 차이 제곱 (0.64, 0.36, 0.16, 0.04, 0)의 평균은 0.24다.
정답 분위가 어디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 정답 2분위면 0.12, 3분위면 0.08, 4분위면 0.12, 5분위면 0.24. 다섯 경우를 평균하면 균등 예측(나이브)의 기대 RPS는 0.16. 즉 0.16이 "아무 정보 없음"의 기준선이며, 이보다 낮아야 예측력이 있는 것이다.
| 제출한 예측 | 정답 분위 | RPS | 해석 |
|---|---|---|---|
| 균등 (0.2 × 5) | 1분위 | 0.240 | 정답이 끝 분위면 균등도 벌점이 크다 |
| 균등 (0.2 × 5) | 3분위 | 0.080 | 정답이 가운데면 벌점이 작다 |
| 1분위 확신 (0.6, 0.2, 0.1, 0.05, 0.05) | 1분위 | ≈ 0.043 | 맞은 확신 — 균등의 0.24보다 훨씬 좋다 |
| 같은 예측 | 5분위 | ≈ 0.543 | 정반대로 틀린 확신 — 균등(0.24)의 두 배 넘는 벌점 |
| 완벽 (정답 칸에 1.0) | 정답 | 0.000 | 이론적 최선 |
교훈은 표의 3~4행에 있다. 확신은 맞으면 크게 보상받지만 틀리면 더 크게 처벌받는다. 근거 없는 확신보다 정직한 불확실성이 낫다는 원칙을, RPS는 수학으로 강제한다.
표의 값들은 전부 다섯 줄짜리 손계산으로 확인된다. 예컨대 확신 예측 (0.6, 0.2, 0.1, 0.05, 0.05)에 정답 1분위: 누적예측 (0.6, 0.8, 0.9, 0.95, 1.0), 누적정답 (1, 1, 1, 1, 1), 차이 제곱 (0.16, 0.04, 0.01, 0.0025, 0), 평균 0.0425. 정답이 5분위면 누적정답이 (0, 0, 0, 0, 1)로 바뀌어 차이 제곱 (0.36, 0.64, 0.81, 0.9025, 0), 평균 0.5425. 같은 답안이 정답 위치 하나로 0.043과 0.543을 오간다 — 12배가 넘는 차이다.
덧붙여, "균등 기준선 0.16"은 실전에서 매우 실용적인 눈금이다. 어떤 모델의 RPS가 0.159라면 예측력이 "있다"고는 말할 수 있어도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5의 재현 실험에서 이 눈금을 그대로 쓴다.
RPS 계산기
다섯 칸에 확률을 나눠 담고, 정답을 정한 뒤, 채점 과정 전체를 눈으로 확인한다.
확률을 담고, 정답을 고르고, 벌점을 받는다
다섯 분위 확률 → 자동 정규화 → RPS 채점
목표 — 균등 예측·확신 예측·완벽 예측이 각각 몇 점을 받는지, 그리고 "가깝게 틀린" 예측이 "반대로 틀린" 예측보다 왜 유리한지를 숫자로 확인한다. 슬라이더의 원시값은 합이 1이 되도록 자동 정규화된다.
조작 안내 — ① "균등 0.2×5"를 누르고 정답을 1분위 → 3분위로 바꿔 본다. ② "1분위 확신"을 누르고 정답을 1분위와 5분위로 오가 본다. ③ "완벽 예측"을 누른다(선택된 정답 칸에 100%가 들어간다). ④ 마지막으로, 정답을 5분위에 두고 확률의 무게중심을 1분위 → 3분위 → 4분위로 서서히 옮겨 본다. 관찰 포인트 — ① 균등 예측이라도 정답 위치에 따라 0.24(1분위)와 0.08(3분위)로 다르다 — 끝 분위 정답이 더 어렵게 채점된다. ② 확신 예측은 맞으면 ≈0.043, 정반대면 ≈0.543 — 벌점의 비대칭. ③ 완벽 예측은 정확히 0. ④ 같은 "틀림"이라도 정답에 가까운 칸의 확률일수록 RPS가 작다 — 가깝게 틀리기가 유리한 채점이라는 것이 이 실습의 핵심 관찰이다.
계산기의 모든 표시는 결정론적이다 — 같은 슬라이더 값이면 언제나 같은 RPS가 나온다. readout의 "누적예측/누적정답/차이²" 세 줄이 본문 손계산과 자릿수까지 일치하는지 확인해 보면, RPS라는 채점법에 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섯 번의 뺄셈과 제곱, 그리고 평균이 전부다.
세 가지 발견
예측과 투자는 별개의 기술이었고, 시장은 대다수에게 효율적이었으며, 상위팀의 무기는 모델이 아니라 규율이었다.
예측을 잘하는 사람과 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겹치지 않았다
예측 점수(RPS)와 투자 점수(IR)의 순위 상관은 약 0.04 — 사실상 0이다. 예측 순위를 알아도 투자 순위를 맞히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익률을 잘 맞히면 돈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M6의 실증은 정반대를 가리킨다. 좋은 예측을 좋은 포트폴리오로 바꾸는 것은 별개의 기술이다. 일기예보를 잘 본다고 우산 장사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 우산을 몇 개 들여올지, 안 팔리면 어떻게 처분할지, 우산과 양산을 어떤 비율로 섞을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측과 수익 사이에는 최소 세 개의 관문이 더 있다.
- 변환 — "약간 오를 확률 60%"라는 예측에 자본을 얼마나 걸 것인가. 확률을 포지션 크기로 바꾸는 규칙이 필요하다
- 위험 관리 — 예측이 틀렸을 때의 손실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
- 집계 — 100개 자산의 예측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어떻게 묶을 것인가
예측은 재료일 뿐 요리가 아니다. 이 강의에서 예측 점수와 투자 점수를 절대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따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상관계수·트랙별 결과: Makridakis et al., arXiv:2310.13357.
두 벤치마크를 모두 이긴 참가자는 6.7%
두 트랙의 벤치마크는 각각 "아무 정보 없는 균등 확률"과 "전 자산 균등 투자"라는, 노력이 전혀 들지 않는 전략이다. 그 둘을 동시에 이긴 참가자가 100명 중 7명이 안 됐다.
이 숫자를 제대로 읽으려면 우연의 몫을 빼고 보아야 한다. 실력이 전혀 없는 참가자들만 모였더라도 순전히 운으로 두 벤치마크를 동시에 이기는 사람은 일정 비율 나오기 마련이다. 1년간 진지하게 노력한 참가자 집단의 성적표가 그 우연 수준을 크게 웃돌지 못했다는 뜻이며, 공개 정보만으로 시장을 이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주는 강력한 실증이다. 이론적 해석은 §4에서 잇는다.
종합 1위 참가자는 여러 예측 과제를 두루 학습하는 메타러닝 계열 기법을 썼지만, 스스로 "내 순위는 대부분 운"이라고 평가했다. 12번의 제출만으로는 실력과 운을 구분할 수 없다는 통계적 정직성이다. 성과 측정의 근본 문제는 신호 대 잡음비다 — 주식시장의 월간 수익률은 잡음(변동성)이 신호(실력에 의한 초과수익)보다 압도적으로 크고, 관측 횟수 n이 늘수록 잡음은 √n에 비례해 상쇄되지만 12개월로는 어림도 없다. 연 수익률의 표준편차가 실력 차이의 몇 배씩 되는 상황에서는 수십 년치 기록이 있어야 "정말 잘하는가"가 통계적으로 구분된다. 그래서 펀드 광고의 "최근 1년 수익률 1위" 같은 문구는 실력의 증거로서는 거의 무의미하다. 몇 번을 관측해야 구분되는지는 검증 방법론 부록에서 숫자로 다룬다.
출처 Makridakis et al., arXiv:2310.13357.
적게, 넓게, 양방향 — 전부 분모를 줄이는 기술
상위팀의 공통점은 화려한 모델이 아니라 규율이었다. 자본의 25~50%만 투입(적게), 여러 자산에 분산(넓게), 롱과 숏을 함께(양방향). 셋 다 IR의 분모인 변동성을 줄이는 기술이다.
왜 분모 공략이 유리한가. 분자(수익)를 키우려면 남보다 나은 예측이 필요한데, 방금 봤듯 그 우위는 극히 드물고 작다. 반면 분모는 예측력이 전혀 없어도 수학적으로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손계산 하나 — 어떤 자산 하나에 전 재산을 걸면 기대수익 2%, 변동성 10%라 하자. IR = 2 ÷ 10 = 0.2다. 서로 상관이 0인 비슷한 자산 4개에 4분의 1씩 나눠 담으면 기대수익은 여전히 2%지만 변동성은 10% ÷ √4 = 5%로 준다(독립인 출렁임은 서로 상쇄된다). IR = 2 ÷ 5 = 0.4, 두 배다. 예측력을 한 톨도 더하지 않고 점수를 배로 올린 것이다.
롱숏 병행도 같은 원리다. 오를 것은 사고 내릴 것은 공매도하면 시장 전체가 출렁일 때 두 포지션이 반대로 움직여 상쇄되므로, 시장 급락 같은 공통 충격이 분모에서 빠져나간다.
반대편도 보자. 하위권 참가자들에게서 흔히 보인 패턴은 정확히 그 반대, 소수 종목에 자본을 크게 몰아넣는 집중 베팅이었다. 맞으면 한 달 순위가 치솟지만 틀리면 회복 불능으로 추락하고, 12개월 누적으로는 큰 변동성이 분모를 부풀려 IR을 갉아먹는다. "크게 걸어야 크게 번다"는 직관이 위험조정 채점 앞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불확실한 우위(예측)에 기대는 대신 확실한 수학(분산·저노출·헤지)을 쓰는 것 — 그것이 규율의 본질이며, 이 원리는 대회 밖의 실무 포트폴리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출처 상위팀 특성 분석: Makridakis et al., arXiv:2310.13357.
시장은 왜 이렇게 이기기 어려운가
효율적 시장 가설이 어려움을 설명하고, 그로스만-스티글리츠 역설이 "그래도 알파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약형 · 준강형 · 강형
효율적 시장 가설(k-NN 아날로그 모듈에서 처음 만났다)은 "어떤 정보까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가"에 따라 세 층으로 나뉜다.
| 층 | 이미 가격에 반영된 정보 | 따라서 못 이기는 방법 |
|---|---|---|
| 약형 | 과거 가격·거래량 | 차트 분석만으로는 못 이긴다 |
| 준강형 | 뉴스·공시·재무제표 등 공개 정보 전부 | 공부만으로도 못 이긴다 |
| 강형 | 내부 정보까지 | 누구도 못 이긴다 — 현실에서 기각되며, 내부자 거래가 처벌되는 이유다 |
약형이 성립한다는 것은 "어제까지의 주가 그래프에서 내일을 읽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동평균선 골든크로스 같은 차트 신호가 정말 돈이 됐다면, 그것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패턴이므로 모두가 먼저 사려 들었을 것이고, 그 매수세가 가격을 미리 올려 신호의 이익을 지워 버린다. 준강형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 실적 발표 기사를 읽고 사는 것은 이미 늦다. 뉴스가 공개되는 순간 수많은 기관의 알고리즘이 초 단위로 가격에 반영해 버리기 때문이다. M6의 결과는 "대다수 참가자에게 시장은 최소한 준강형처럼 행동했다"로 읽을 수 있다.
"효율적 시장 가설은 '가격이 항상 옳다'는 주장이다."
아니다. 가격은 자주 틀린다 — 거품과 폭락이 그 증거다. 가설의 정확한 주장은 "가격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틀렸는지를 남보다 먼저, 체계적으로 알아낼 수 없다"는 예측 불가능성이다. 틀린 가격과 예측 가능한 가격은 다른 것이다.
"가격 변화는 예측할 수 없다"는 관찰의 뿌리는 깊다. 1900년 프랑스 수학자 바슐리에(Bachelier)는 박사 논문에서 주가를 무작위 행보(random walk)로 모형화했다 — 브라운 운동의 수학을 아인슈타인의 1905년 논문보다 5년 먼저 쓴 것이다. 이 통찰은 반세기 가까이 잊혔다가, 1965년 새뮤얼슨(Samuelson)이 "적절히 예상된 가격은 무작위로 변동한다"는 정리로 이론적 기반을 놓았고, 1970년 파마(Fama)가 약형·준강형·강형의 세 층 분류로 정리하며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는 이름을 굳혔다.
파마는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데, 흥미롭게도 "시장은 비합리적으로 출렁인다"고 주장해 온 실러(Shiller), 그리고 핸슨(Hansen)과 함께한 3인 공동 수상이었다. 이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학계의 재치 있는 판정이었던 셈이다.
출처 Fama, "Efficient Capital Markets: A Review of Theory and Empirical Work", Journal of Finance 25(2), 1970 · Samuelson, "Proof That Properly Anticipated Prices Fluctuate Randomly", Industrial Management Review 6(2), 1965 · Bachelier, Théorie de la spéculation, 1900 · 노벨상: nobelprize.org (2013).
완전한 효율은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 그로스만-스티글리츠
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이라면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 정보를 찾는 데는 비용(시간·데이터·연구)이 드는데, 가격에 모든 정보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면 아무도 그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정보를 가격에 반영해 줄 사람이 사라진다.
이것이 그로스만-스티글리츠의 역설(1980)이다. 완전히 효율적인 시장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시장의 효율은 그것을 의심하고 파헤치는 사람들의 (보상받는) 노력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시장은 정보 수집 비용을 보상할 만큼의 비효율을 항상 남겨 둘 수밖에 없다. 알파는 존재하되 공짜가 아니다 — 그것을 캐는 비용과 경쟁을 이겨 낸 몫만 남는다. "알파는 없다"와 "알파는 널려 있다"의 중간, 그것이 이 강의가 서 있는 자리이고, 6.7%라는 숫자의 이론적 배경이다.
역설의 구조는 일상에서도 발견된다. 맛집 리뷰가 완벽하게 정확하다면 아무도 직접 가서 실패해 볼 필요가 없다. 그런데 아무도 새로 가 보지 않으면 리뷰가 갱신되지 않는다 — 같은 순환이다.
시장으로 돌아오면 균형은 이렇게 잡힌다. 비효율이 커지면(가격이 정보에서 멀어지면) 그것을 캐는 보상이 커져 분석가가 몰려들고, 분석가가 많아지면 가격이 정확해져 보상이 줄고 일부가 떠난다. 그 결과 시장은 "분석 비용을 겨우 보상하는 만큼만 비효율적인" 상태 근처를 맴돈다.
최근의 인덱스펀드 논쟁도 이 틀로 읽을 수 있다. 모두가 "어차피 못 이기니" 지수만 사면 가격을 발견해 줄 사람이 사라지므로, 역설적으로 액티브 분석의 보상이 다시 커진다. 효율은 공짜 점심이 아니라 누군가의 노동으로 유지되는 공공재인 것이다.
출처 Grossman & Stiglitz, "On the Impossibility of Informationally Efficient Markets", American Economic Review 70(3), 1980.
재현 실험이 말해 주는 것
성과가 무너지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검증이다 — 알파가 없는 데이터에서 성과가 나오면 그쪽이 경보다.
인샘플 +4.20이 OOS에서 −2.58로 무너졌다 — 그리고 그게 정상이다
이 강의 플랫폼에는 M6의 방법론(분위 확률 예측 → 기대수익 변환 → 저노출 규율 배분)을 재현한 모듈이 있다. 알파를 일부러 넣지 않은 합성데이터에서 돌린 결과: 예측 RPS는 나이브 기준선보다 아주 조금 나은 0.157(기준선 0.16), 투자 성과는 인샘플 IR +4.20 → 아웃오브샘플 −2.58로 붕괴했다. 알파가 없으니 무너지는 것이 정상이다.
"성과가 안 나오는 실험이 왜 가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것은 신약 실험의 음성 대조군과 같은 역할이다. 약효가 없어야 마땅한 가짜 약(위약)을 먹인 집단에서 "효과 있음"이 나온다면 실험 설계 어딘가가 오염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알파 없는 합성데이터에서 파이프라인이 그럴듯한 OOS 수익을 만들어 냈다면, 그것은 축하할 일이 아니라 누수나 과적합이라는 경보다.
인샘플 +4.20이 OOS에서 −2.58로 무너지는 궤적 자체가, 앞선 모듈들이 경고해 온 과적합의 전형을 그대로 재현한다. 훈련 데이터에서 잡음을 외운 모델은 새 데이터에서 그 대가를 치른다. 이 재현 실험이 검증하는 것은 "돈을 벌 수 있다"가 아니라 "이 파이프라인은 거짓 알파를 만들어 내지 않으며, 진짜 알파를 넣어 주면 그것을 성과로 변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구조적 건전성이다.
실무에서도 새 전략 코드를 짜면 먼저 무작위 데이터에 돌려 보는 습관이 이 원리에서 나온다. 무작위 데이터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면 코드 어딘가에서 미래를 훔쳐보고 있다는 뜻이므로, 진짜 데이터에 대한 결과를 보기 전에 버그를 잡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테스트에 비유하면, 실패해야 마땅한 입력으로 테스트를 먼저 돌려 보는 것과 같다. 위 수치(RPS 0.157, +4.20 → −2.58)는 모두 이 플랫폼의 합성데이터 실험 실측치이며, 실제 시장 성과를 시사하지 않는다.
퀴즈와 정리
답을 보기 전에 먼저 스스로 답해 본다. RPS 문제는 종이에 다섯 줄 손계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균등 예측 (0.2 × 5)을 냈고 정답이 3분위일 때 RPS는?
예측 (0.1, 0.2, 0.4, 0.2, 0.1)을 냈고 정답이 3분위일 때 RPS는? 균등 예측보다 좋은가?
예측 1위가 투자 1위가 아니었던 이유를 구조적으로 설명하면?
저노출(자본 일부만 투입)·분산·롱숏 병행이 IR을 높이는 공통 메커니즘은?
"12번 제출로는 실력과 운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의 통계적 의미는?
완전히 효율적인 시장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는?
"모두가 인덱스펀드만 사면 시장이 더 효율적이 된다"는 주장의 오류는?
① RPS의 나이브 기준선은 0.16 — 이보다 낮아야 예측력이 있다. 누적 비교 채점이라 "가깝게 틀리기"가 유리하다.
② 확신은 맞으면 크게 보상받고 틀리면 더 크게 처벌받는다(0.043 vs 0.543). 근거 없는 확신보다 정직한 불확실성.
③ 예측력과 투자성과는 거의 별개다(순위 상관 ≈ 0.04). 두 점수를 뭉뚱그리지 말고 따로 본다.
④ 상위팀의 무기는 모델이 아니라 규율 — 적게·넓게·양방향. 셋 다 IR의 분모(변동성)를 줄이는 기술이다.
⑤ 시장이 어려운 이유는 이론이 설명한다: 효율적 시장, 그러나 완전한 효율은 불가능(그로스만-스티글리츠). 알파는 존재하되 공짜가 아니다.
⑥ 알파 없는 합성데이터에서 성과가 무너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파이프라인 건전성의 증거다(음성 대조군).
참고문헌
수치와 일화는 아래 원문 기준으로 서술했다. 링크는 공개 원문이 확실한 것만 달았다.
대회 · 실증
- Makridakis, S., Spiliotis, E., Hollyman, R., Petropoulos, F., Swanson, N. & Gaba, A. (2023). "The M6 forecasting competition: Bridging the gap between forecasting and investment decisions." arXiv:2310.13357 — 대회 규칙, 상관 ≈ 0.04, 벤치마크 동시 격파 6.7%, 상위팀 특성의 원문.
- Makridakis, S. et al. (1982). "The accuracy of extrapolation (time series) methods: Results of a forecasting competition." Journal of Forecasting 1(2). — M 대회 시리즈의 출발점(M1).
채점 · 이론
- Epstein, E. S. (1969). "A Scoring System for Probability Forecasts of Ranked Categories." Journal of Applied Meteorology 8(6). — RPS의 원 제안.
- Fama, E. (1970). "Efficient Capital Markets: A Review of Theory and Empirical Work." Journal of Finance 25(2). — 약형·준강형·강형의 세 층 분류.
- Samuelson, P. (1965). "Proof That Properly Anticipated Prices Fluctuate Randomly." Industrial Management Review 6(2). — 무작위 변동의 이론적 기반.
- Bachelier, L. (1900). Théorie de la spéculation. Annales scientifiques de l'É.N.S. — 주가의 무작위 행보 모형화의 효시.
- Grossman, S. & Stiglitz, J. (1980). "On the Impossibility of Informationally Efficient Markets." American Economic Review 70(3). — 완전한 효율의 논리적 불가능성.
- 노벨 경제학상 (2013). Fama · Hansen · Shiller 공동 수상. nobelprize.org
이 자료의 RPS 계산 예시는 전부 손계산으로 검증한 값이며, 재현 실험 수치(RPS 0.157, 인샘플 IR +4.20 → OOS −2.58)는 강의용 실험 플랫폼의 합성데이터 실측으로 실제 투자 성과를 시사하지 않는다. M6 관련 수치(상관 ≈ 0.04, 6.7%, 상위팀 특성)는 대회 결과 논문(arXiv:2310.13357) 기준이다. 인용 원칙: 연도는 발표 기준, 확신이 없는 서술은 "~로 알려져 있다"로 구분했다.